㈜메탈라이프는 일본 기업이 70% 이상을 점유한 세계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 시장에 균열을 내는 다윗으로 떠올랐다.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의 핵심인 적층 세라믹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히트싱크 소재 개발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메탈라이프의 시선은 이제 세계무대로 향해 있다.

반도체 패키지

화합물 반도체는 두 가지 이상의 화학 원소로 구성된 화합물 형태의 반도체다. 질화갈륨(GaN), 갈륨비소(GaAs), 인듐인(InP), 인듐 안티몬(InSb) 등이 대표적인데, 단일 원소 반도체보다 전자 이동속도가 빠르고 효율이 높아 소형화가 필수인 광소자나 레이저 소자, 적외선 소자 등으로 이용된다. ㈜메탈라이프(대표 한기우)는 이 화합물 반도체를 실장하는 패키지를 만드는 전문기업이다. 패키지는 화합물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원을 공급하고 신호를 연결하며 열을 방출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화합물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외부 공기나 수분 등을 차단하는 기밀성(hermetic)이 중요하다. 기밀성이 반도체의 수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밀폐 구조의 패키지는 기술 장벽이 높아 현재 일본과 미국, 독일, 프랑스, 중국 등 세계에서 6개국만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로, 메탈라이프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를 생산한다. 2004년 첫발을 내디딘 이후 꾸준한 연구 개발로 소재 및 공정에서 국산화에 성공해, 1930년대부터 90년에 걸쳐 일군 일본의 기술력을 불과 15년여 만에 따라잡았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더해 가격과 납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일본 기업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시장을 흔드는 신흥 강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유일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 제조기업
클린룸

㈜메탈라이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사진은 적층 세라믹 공정을 진행하는 클린룸

메탈라이프는 설계부터 조립, 열 해석, 이종 재료 접합을 위한 글라스 실링, 금속화(metalizing), 브레이징 접합기술, 적층 세라믹 기술, 히트싱크 소재 기술 등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두루 갖추고, 광통신 분야에서 시작해 현재 RF(Radio Frequency, 무선주파수) 트랜지스터, 레이저 모듈, 적외선 센서 등 화합물 반도체를 실장하는 여러 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RF 트랜지스터 패키지는 통신 중계기에서 신호를 증폭하는 기능을 하고, 광통신용 패키지는 광섬유를 이용한 유선 통신망에 활용된다. 레이저 모듈은 산업용 및 의료용 레이저에 사용돼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이 중 메탈라이프의 주력 제품은 RF 트랜지스터 패키지와 광통신 모듈용 패키지다. 5G용 중계기의 필수 부품인 RF 파워 트랜지스터용 패키지를 생산해 우리나라 RF파워 앰프 제작 기업인 RFHIC와 미국의 크리, 인테그라 등에 공급하고, 광통신용 패키지를 생산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루멘텀, 네오포토닉스 등에 납품한다. 레이저 분야에서는 트럼프, 딜라스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레이저 모듈 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했다.
탄탄한 기술력과 믿을 수 있는 품질로 공고한 기존 시장을 흔들기 시작한 메탈라이프는 2017년 국내에서 유일한 GaNRF-트랜지스터 생산기업 RFHIC에 인수 합병된 이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기존 고객사였던 RFHIC와 인수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 탄탄한 기술력에 시장 확대, 성장 가능성까지 더해져 지난해 12월, 소·부·장 패스트 트랙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적층 세라믹 제조기술, 히트싱크 소재 국산화 성공
최근 패키지는 화합물 반도체를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상호 배선, 전력 공급, 열 방출 등의 기능을 넘어 저항을 최소화하고 상호 접속하는 기능과 성능을 높여 반도체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메탈라이프의 경쟁력은 이 같은 패키지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적층 세라믹 제조 기술과 히트싱크 소재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있다.
적층 세라믹은 반도체의 전기적 연결에 사용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에 주로 사용되는 적층 세라믹은 전기적 연결이라는 기능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의 고부가가치화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재 일본 기업으로부터 국내에 수입되는 세라믹 소재 및 부품 규모는 약 4,000억 원. 그럼에도 적층 세라믹 관련 기술을 국산화하기 전에는 일본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메탈라이프는 이처럼 기술적으로 중요한 적층 세라믹 공정과 단층 세라믹의 금속화 공정 기술을 확보해 기존에 교세라, NTK 등의 일본 기업으로부터 전량 수입하던 것을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기반 기술인 히트싱크 소재는 밀폐구조인 패키지에 실장된 화합물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고 방출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술이다.
주목할 것은 메탈라이프가 패키지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반 기술을 내재화한 것과 동시에 가격경쟁력과 납기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점이다. 가격은 다른 경쟁기업에 비해 30% 정도 저렴하게, 납기는 기존에 12~16주 걸리던 것을 4~8주로 줄여 최대 60%까지 단축했다. 한기우 대표는 “일본 기업에서 독점하다시피 한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산화에 주력했다”라고 전하며,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진검승부를 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제품 테스트 / RF 파워 패키지 일부

RF 패키지 제품

RF 패키지 제품

사업 다각화로 안정세 다지고 세계 무대에서 진검승부
최근 메탈라이프는 자체 보유한 히트싱크 소재 기술을 활용해 수소전기차 등 자동차 부품 소재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현재 전기·수소자동차 파워 모듈용 스페이서와 브레이징 접합기술을 적용한 전기·수소자동차 모터 스위치용 구리 쿨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히트싱크 소재 기술을 응용한 스페이서는 자동차 전기 동력을 얻기 위한 전력 반도체의 열을 냉각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 메탈라이프는 앞으로 전기·수소자동차의 시장 진입 및 양산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현대자동차와 샘플 적용 및 신뢰성 검증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적외선 및 레이저 분야에서도 신제품 양산을 앞두고 있다. 적외선 센서는 냉각형과 비냉각형으로 나뉘는데, 냉각형은 고출력으로 광범위한 측정이 가능하고 비냉각형은 상대적으로 저출력인 데다 가격이 저렴해 다양한 곳에 쓰인다. 두 가지 모두 패키지 양산이 가능한 메탈라이프는 기존의 산업용 및 군수용 냉각형 적외선 센서 외에 코로나19 감염 위기에 시장이 커진 민수용 비냉각형 적외선 센서용 패키지에 주력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레이저 분야에서는 모듈용 패키지 생산 외에 자체적으로 레이저 모듈을 개발, 생산할 방침이다. 현재 본사가 위치한 안산 산업단지 근처에 제2공장을 신축하고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화합물 반도체를 실장한 고부가가치 레이저 모듈로 또 다른 캐시카우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소재 기술은 종합예술이나 다름없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쌓이고 쌓여 비로소 빛을 발하고 완성되는 분야죠. 그렇게 완성되면 어느 분야에나 적용하고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간 내재화한 소재 기술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앞으로 다가올 5G 통신과 우주항공 및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세계를 무대로 보폭을 넓힐 수 있는 소재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적외선 탐지기용 패키지

적외선 탐지기용 패키지

한기우 대표

㈜메탈라이프를 기술강소기업으로 이끈 비결 한기우 대표

재 개발에 집중하다
㈜메탈라이프는 수년에 걸쳐 히트싱크 소재, 세라믹 소재 및 가공기술을 국산화했다. 최종 수요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소재 개발은 결코 하루 이틀에 이뤄지지 않는다. 기술 장벽이 높아 개발이 쉽지 않고 R&D 투자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중소기업에서 감당하기에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민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소재 개발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좀 더디더라도 기본을 탄탄히 하면 더 실한 열매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국내에 없는 것에 주목하다
메탈라이프는 국내 최초로 광통신용 모듈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처음부터 국내 시장에 없는 것에 주목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면서 틈을 벌리는 것이 쉽지 않으나 국산화에 성공해 수입을 대체할 수 있다면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를 제조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객 요구에는 언제나 ‘YES’
모든 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것, 이것은 비즈니스에서 진리나 다름없다. 고객과 지속적으로 공감하고, 설령 고객이 까다로운 요구를 하더라도 그에 맞춰 대응하다 보면 결국 내부 역량이 높아지고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